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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오워의 ‘한국전쟁 예언’이 먹힌 이유
[취재수첩] 불안한 남북관계·군중심리·직통계시의 합작품
2010년 08월 04일 (수) 12:04:46 정윤석 기자 unique44@paran.com

   
▲ 한국전쟁을 예언한 직통계시자 데이비드 오워(사진 오른쪽)
최근 한국에 와서 ‘전쟁’을 예언한 데이비드 오워라는 사람이 있다. 그가 한국에 전쟁이 날 것이라고 주장한 가장 큰 이유는 ‘직통계시’를 받아서였다. 즉 자신이 하나님을 직접 만나 음성을 듣고 환상 등을 보며 이 시대에 필요한 계시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가 본 환상은 이렇다.

예수님이 어느날 자신을 찾아와서 하늘을 보라고 했다. 하늘을 봤더니 셀 수 없는 미사일이 군함을 격추시키는 환상이 보였다. 북한군의 군용트럭도 보였는데 그곳에 장착한 미사일이 남한의 전기 시설물에 떨어져 폭파되는 모습도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쳤고,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전쟁이다. 전쟁이 일어났다. 이 백성들에게 가서 회개하라고 전하라.”

일부 기독교인들 “2~3달 안에 한국전쟁 난다”며 호들갑
이 내용은 인터넷과 핸드폰 문자 전송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다.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에게도 도대체 데이비드 오워가 누구냐는 문의가 들어왔다. 일부 기독교인 중에는 “2~3달 안에 한국전쟁이 나니 회개해야 한다”며 시한까지 정하며 호들갑을 떠는 사람도 있었다. 여론도 들끓었다. 모 교계 일간지는 그와 인터뷰까지 하며 “주님의 다시 오심을 예비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다. 오워가 한국에 있었던 기간은 2010년 6월 25~7월 6일, 단 2주. 무명의 인사가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오워가 한국교회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단 기간내에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직통계시’와 남북경색국면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어떤 이유도 없다. 바꿔 말해 그가 한국에 와서 ‘회개할 것’만을 촉구하고 남북이 화해무드였다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게 뻔하다. 한국교회가 완악해서가 아니라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는 예언자적 목소리는 오워가 아니라도 수없이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목사인지 아닌지조차 논란이 되고 있고, 신학을 했는지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도덕적, 신학적 흠결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조차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남북이 화해 무드일 때 회개만을 촉구했다면 누가 새겨들었겠는가?

오워가 오기 전엔 ‘천안함 사태’가 있었다. 우연인지 몰라도 그가 예언이란 것을 하고 다녀간 이후에는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7월 23일부터 7월 28일까지 5일간 한미 양국은 동해에서 연합 군사 훈련을 했다. 여기에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이 출격하는 바람에 오워의 직통계시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닌가, 일부 기독교인들은 걱정스런 마음을 갖기도 했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직통계시가 혼란스런 시대 상황·불안한 군중의 심리와 합쳐지니 '시대적 메시지'로 둔갑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오워 이전에도 있었다. 1990년부터 1992년 경은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전성시대였다. 당시 웬만한 직통계시자들은 대다수가 ‘1992년 10월 휴거설’을 주장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영이 순수한 어린아이들에게 장차 일어날 일들을 보여 주신다”는 성경에도 없는 말을 하며 ‘어린종’들이라는 초등학생·중학생들을 강단에 세웠다.

군중심리 자극하는 직통계시···한국사회의 골칫덩이
어린종이라는 직통계시자들은 1992년 10월 28일 예수님의 공중재림과 7년대환란 등 휴거설을 주장했고 신도들은 “불속에라도 들어가서, 불속에라도 들어가서 세상에 널리 전하리 92년도!”라며 복음성가를 개사해서 불렀다. “언제 주님 다시 오실는지 우리 알 수 없으니”라는 찬송가를 “우리 알 수 ‘있으니’”라고 바꿔서 부르기까지 했다.

불행하게도 이 때, 세계사는 평화롭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의 미국과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가 한판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미국측에는 영국·프랑스 등 다국적군도 가담했다. 유명한 걸프전이었다. 이 전쟁을 ‘1992년 10월 휴거론자’들은 주님이 재림하는 말세의 징조 중 하나로 봤다. '요한계시록에서 예언한 전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불안했고 직통계시자들의 예언은 적중하는 것만 같았다.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는지는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 시한부 종말론에 미혹된 신도들

1999년에는 세기말의 불안감을 틈타 “2000년은 없다, Y2K를 인식하지 못한 컴퓨터의 오작동으로 전세계의 은행업무가 마비돼 경제 대란이 오며 핵미사일이 발사돼 지구가 멸망한다”는 시한부 종말론자들이 활동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단체에 거액의 헌금을 하며 가정이 파괴되는 등 피해를 입은 사람도 적지 않다.

모두가 혼란스런 시대상황, 불안한 군중 심리, 직통계시가 맞아떨어지면서 만들어냈던 합작불량품이었다. 이런 합작불량품이 한국교회나 기독교회에 덕을 쌓고 세워왔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하나님을 직접 만나 음성이나 환상 등을 체험하고 계시를 받았다며 군중의 심리를 자극했던 사람들은 언제나, 늘 한국사회의 골칫덩이였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준다.

데이비드 오워가 8월말경 다시 한국에 온다는 소문이 있다. 이 직통계시자가 한국에 와서 어떤 예언을 다시 할는지 알 수 없다. 그 때도 한국교회는 “2~3달 안에 한국전쟁이 난다”, “데이비드 오워의 회개의 메시지를 경청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 것인가? 신학을 어디서 했는지, 목사인지 아닌지, 도덕적 흠결은 없는지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이 인사를 인터뷰하고 긍정적으로 기사화해서 혼란을 가중시킬 것인가? 이런 검증되지 않은 직통계시자에 대해 조금더 성숙된 반응을 보이는 한국교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글은 인터넷신문 <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  2010년 8월 2일자에 나온 글입니다. Copyrightⓒ<교회와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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